노래방 중심 성매매·유사성 곳곳…온갖 변종 서비스 불야성 ‘불나방족 넘실’
“간판을 보고 있으면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서울도 아닌 군포에 이렇게 화려한 상권이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이곳에 처음 와봤다는 한 행인을 놀라게 한 곳은 지하철 1·4호선 환승역 금정역 서쪽 일대에 형성된 먹자골목이다. 금정역삼거리에서 4·5번 출구가 위치한 군포로 이면인 산본천로226번길을 중심으로 각종 음식점·유흥업소·주점·모텔 등이 빼곡하다. 해질녘이면 이곳 거리에 간판 불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한다. 겨우 400미터 되는 거리에 오밀조밀하게 다양한 가게들의 간판이 장관에 가까울 정도로 반짝이기 시작하는 시간이 이 때다. 현대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대는 분산상권이 아닌 집중상권으로 약 1/3 가량이 유흥업소들이다”면서 “현재 노래빠 간판을 달고 영업 중인 1종 유흥업소(여성접객원 고용 가능업소)만 50여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곳을 찾는 주 고객은 금정역 동편의 안양IT단지·안양국제유통단지 등에서 종사하는 직장인들이다. 특히 지난 2008년 LS그룹 본사가 이전하면서 일대 상권의 유입인구 역시 대폭 증가했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활기 잃었다지만 바삐 아가씨 실어 나르는 승합차들…노래빠 권리금 2.5억원 선
직장인 수요가 상당해 주말보다 평일의 영업이 낫다는 이곳 유흥업소 상인들은 최근 2~3년 전부터 체감유동인구가 점차 감소세다고 입을 모았다. 자연히 고객들이 줄어 매출도 하락했다는 것이다. 활황이던 이곳에 유동인구가 감소세로 접어들기 시작한 것은 2~3년 전부터다. 많은 상인들은 ‘불경기 여파’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래도 파리를 날릴 정도는 아니며 그런대로 먹고 살만하다”고 전했다. 실제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유흥업소들의 네온사인이 불을 밝히기 시작하면서 바삐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승합차들이었다. 각 업소에 접객원을 공급하기 위한 속칭 ‘보도차량’들이었다. 젊은 아가씨들을 태운 승합차들과 승용차들은 골목을 누비며 이리저리 바삐 움직였다. 업계에 따르면 일대의 경우 비교적 소형 유흥주점들이 밀집한 관계로 통상 업소마다 별도의 접객원이 상주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손님이 올 때마다 그때그때 보도방에 연락해 아가씨를 공급받는 구조였다.
일대 유흥업소들은 일종의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유흥업소 업주들이 중심이 된 상인회 ‘유금회’ 총무라고 밝힌 한 업주에 따르면 가격은 손님 수대로 책정하며 시간대별 가격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우미 봉사료와 맥주·안줏값 등을 포함해 시간당 ▲1인 12만원 ▲2인 18만원 ▲3인 24만원 ▲4인 32만원 ▲5인 40만원 ▲6인 48만원 ▲7인 56만원등이었다. 맥주는 무한 제공됐다. 카드와 현금 간 차이 또한 없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접객부들은 속칭 ‘노래방 도우미’들로 가게 차원의 성매매는 없다고 업주들은 주장했다. 한 상인은 “통상 20대~30대 초반의 접객원들 중 개인적으로 성매매를 하는 인원들도 있겠으나 우리가 룸살롱도 아니고 별도의 2차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근 부동산 등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온 노래빠는 ▲지하1층 전용면적 30평 권리금 2억5000만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255만원 ▲반지하 전용면적 32평 권리금 2억6000만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210만원 등이었다. 밤상권 대명사 ‘성매매’ 이곳도 마찬가지…마사지·키스방 등 ‘남성전용’ 다수 노래빠 업주들이 성매매를 주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으나 그렇다고 이곳 금정역 상권 일대가 ‘성매매 청정지역’은 아니었다. 안마시술소와 함께 성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사지숍’은 물론 속칭 ‘콜걸’이라 불리는 출장성매매와 티켓다방의 흔적들이 다수 발견됐다. ‘남성전용’이란 타이틀을 앞세운 각종 마사지업체들이 이곳 상권은 물론 횡단보도 대로 건너편까지 점령하고 있었다. 한 업소를 방문해봤다. 입구에서 만난 한 직원은 “전립선 마사지가 가능한 곳이다”고 소개했다.
유사성매매 업소였던 것이다. 전립선 마사지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녀는 느슨히 주먹을 쥔 채 팔을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으로 설명을 대신했다. 가격은 1시간에 현금 8만원, 카드 9만원이었다. 일대의 또 다른 남성전용 마사지업체를 찾았다. 이곳 관계자는 “20분 마사지 후 20분 서비스”라 강조했다. 그녀가 언급한 서비스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으나 뉘앙스로 봐 성행위 혹은 유사성행위로 짐작됐다. 그는 “가격은 현금 10만원, 카드 12만원이다”며 “40대 중국 동포들이 서비스해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키스방 또한 성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키스’라는 단 두 글자만을 강조한 한 곳은 철문으로 굳게 닫힌 채 초인종을 눌러야만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기자가 초인종을 누르고 내부로 입장하자 이곳 관계자는 “필히 예약을 해야 편하다”고 전했다. 입구에는 칠판이 걸려있었다. ‘매니저’란 호칭과 함께 6명의 여성들 이름이 보였다. 각 이름 옆으로는 나이·키·몸무게·가슴사이즈 등이 기재돼 있었다. 가장 밑줄에는 “매니저마다 출근 시간·요일이 다르니 전화 문의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카드결재는 불가하다고 한 관계자는 “30분에 4만원, 1시간에 7만원이다”고 가격을 설명했으며 “매니저와 키스하며 다른 부위를 만지는 것도 가능하지만 속옷 하의 부근을 만지는 것은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키스방 역시 앞서 방문했던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 관계자는 “20세부터 27세까지의 매니저 4명이 현재 일하고 있다”면서 “통상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지금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30분 넘게 대기해야 한다”고 언급해 영업이 잘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숙소로 성매매 아가씨를 부르는 이른바 ‘콜걸’ 영업방식과 티켓다방 형식의 불법영업도 자행되는 듯 했다. 저녁 10시를 넘어서자 점차 거리 위로 명함·전단지 등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명함 하나를 주워 연락해봤다. 전화를 받은 한 여성은 “숙박업소를 우선 잡고 재차 연락을 주라”며 “1시간에 15만원이다”고 짧게 답했다. ‘xx다방’이란 이름의 명함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해보자 이곳 직원 역시 앞선 출장성매매와 비슷한 대답이 흘러나왔다. 그는 “커피 등 차를 주문하게 될 경우 아가씨가 직접 배달하며 가격은 2만원이다”며 “다른 것은 방문한 아가씨와 직접 이야기 해봐야 한다”고 전해 성매매를 전제로 한 티켓다방임을 암시했다.
외벽의 야한 사진 카페가게…나이든 여성들 서비스 ‘젊은 사람 올곳 아니에요’ 오피스상권에 집중된 유흥업소들이 모두 호황을 누리는 것은 아닌듯했다. 특히 금정역에서 멀어질수록 한눈에 봐도 오래된 간판을 단 카페들이 즐비했다. 이곳의 카페들에서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대게 맥주와 양주를 파는 오래된 유흥업소들이었다. 한눈에 봐도 손님이 없어보였다. 맥주회사에서 배포하는 달력에 있을 법한 야한 사진들이 가게 외벽을 채우기도 했으나 이 역시 오래된 티가 역력했다. 업주와 종업원 여성들 대다수는 50대 안팎의 여성들이었다. 시설은 허름했지만 가격은 서민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맥주 5병과 마른안주를 곁들인 속칭 ‘기본메뉴’의 가격만 6만원이었다. 여기에 접객원 봉사료 3만원까지 총 9만원이었다. 몇몇 카페들을 방문했으나 마찬가지의 가격을 제시했다. 한 업소의 경우 가슴 부위가 깊게 파인 홀복을 입은 채 한 업주가 기자를 맞았다. 신분을 숨기고 방문한 기자를 향해 한 그녀는 “나이 있는 여성들이 일을 하고 있어 젊은 사람들이 와서 술마실 곳은 아니다”고 귀띔하고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