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룸살롱·안마시술소·마사지 업소 ‘대호황’ ‘성매매 해방구’ 강남 밤마다 대박 터지네
‘윤락행위방지법’이 시행된 지 40년이 넘었다. 하지만 성매매는 한국 사회 한 켠을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자, 우리 사회는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유례없이 강도 높은 경찰의 단속이 이어지자, 성(性)을 사다가 구속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법 시행에 따라 집창촌은 된서리를 맞았다. 경찰에 따르면 성매매특별법이 적용되기 한 달 전인 2004년 8월 5백6개였던 서울의 집창촌 성매매 업소가 지난해 12월 2백78개로 줄어, 절반 가까이 문을 닫았다. 2004년 8월 1천5백23명이던 성매매 여성도 지난해 12월 6백78명으로 급감해 60% 가까이 줄었다. 경기도 파주의 용주골, 부산의 초량동 등지의 국내 대표적인 집창촌에서도 손님과 성매매 여성이 절반가량 줄었다.
성을 파는 주요 통로인 룸살롱 등 유흥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4년 8월 2천2백97개였던 서울의 룸살롱(유흥접객원을 둔 유흥주점으로 당국의 허가를 받는다)은 지난해 말 2천1백99개로
약간 줄었다. 그러나 룸살롱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서울 장안동에서 룸살롱을 하는 김아무개씨는 “성매매특별법 이후 손님이
30% 이상 줄었고, 2차 손님은 절반 정도 줄었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전북 전주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신아무개씨도 “수지가 안 맞아 성인 오락실로 업종을 바꾸려고 한다. 주변에 업종을 변경한 술집 주인이 여섯 명이나 된다”라고
전했다.
그런데 강남만은 달랐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강남의 매춘산업은 최고 호황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의 대형 룸살롱은 입장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빈다. 서울 미아리와 청량리 등 집창촌이 사라지고 있다지만 대신
강남 선릉역의 안마 거리와 뱅뱅사거리의 마사지(일명 대딸방) 거리가 퇴폐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버젓이
새로운 형태의 집창촌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강남과 중국에 룸살롱과 안마시술소를 여러 곳 소유하고 있는 조아무개씨는 “강남이 부동산에서 불패 신화를 만들듯 유흥가에서도 마찬가지다. 성매매특별법 이후 대형 룸살롱과 안마시술소는 대박이 터졌다”라고 말했다.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기 한 달 전인 2004년 8월 룸살롱은 3백77개, 아가씨를 고용하지 않는 단란주점은 6백19개였다. 2005년 12월에도 룸살롱은 3백78곳, 단란주점은 6백3곳으로 수치상으로는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호텔·여관을 끼고 있는 대형 룸살롱과 ‘텐프로’로 불리는 고급 룸살롱은 평일에도 순서를 기다려야 늘어갈 수 있을 정도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그런 업소로는 유○호텔 보○○, 프○○호텔 알리○○, 힐○호텔 씨○, 그린○○○호텔 룰루○○ 등이 꼽힌다. 유흥업 관련 사이트를 운영하는 유아무개씨는 “호텔이나 여관으로 소위 ‘2차’를 나가는 과정에서 경찰에 노출될 것을 우려하는 고객들이 객실이 딸린 대형 업소를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고급 룸살롱에서는 브라질·러시아 등 외국인 접대부까지 내세워 손님 끌기에 나섰다(상자기사 참조).
안마시술소 손님, 보통 2~3시간 기다려
강남의
일부 중·소형 룸살롱은 ‘하드코어’로 손님을 끌고 있다. 방 안에서 섹스를 포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유흥업 종사자들은
‘하드코어’라고 말한다. 강남역 근처 한 하드코어 업소에서 일하는 이 아무개씨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북창동보다 더 화끈한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강남에서 개발되었다”라고 말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매매춘 산업의 중심은 강남의 안마시술소로
넘어갔다. 안마시술소는 성매매방지법 이전 37개에서 현재 51개로 큰 폭으로 늘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안마시술소 중
상당수는 새로 개업하거나 대대적인 개보수를 했다. 종업원을 100% 이상 늘린 곳도 여러 군데다. 그럼에도 손님들이 두세 시간을
기다리는 업소가 적지 않다.
연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기업형 안마시술소도 여러 곳이다. ‘스리섬’(2대 1), ‘포섬’(3대 1)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하면 ‘리얼돌’(인형)을 제공하는 업소가 이제 강남에서는 일반화되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의 ㅅ 안마시술소는 객실 20여 개에 성매매 여성 20여 명을 고용해 ‘기업형’ 성매매를 알선하다 경찰에 적발되었다. 이 업소는 지난 10개월 동안 무려 54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 함께 성행위를 하는 ‘1대 2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성매매특별법의 최대 수혜자는 강남의 마사지 업소, 일명 ‘대딸방’이다. 성매매특별법으로 단속이 강화되어 집창촌이 위축되자, 남성들은 배출구로 대딸방을 택했다. 대딸방 같은 ‘유사 성행위’ 업소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경찰은 단속의 손을 놓아 버렸다. 그 결과 대딸방은 폭발적으로 퍼졌다. 대딸방 업소들은 ‘여대생’ ‘성인’ ‘남성’ ‘스포츠’ ‘피부’ ‘테라피’ 따위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성매매를 하고 있다.
대딸방에 대해서는 관내 경찰서·구청·세무서에서 제대로 된 통계치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자유업으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업소인 탓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강남에만 100여 개 가까이 밀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이전에 비해 열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강남역 한 대딸방 지배인 김 아무개씨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교복·간호사복 등을 입고 서비스에 나서는 ‘코스프레’ 업소들이 많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뱅뱅사거리 근처 한 대딸방 업주는
“손으로 서비스하다 지금은 입으로 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2대 1 서비스까지 확장된 곳이 있는가 하면 단골을 상대로 직접 섹스를
행하는 업소도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에 ‘한스’(韓式)라는 말이 있다. 한국식(韓國式)이라는 뜻인데, 술집·안마·사우나·마사지에 ‘한스’가 붙으면 성매매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여기에 ‘서울 강남식’이라는 말이 붙으면 ‘최고급 섹스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한다.
호텔·여관·안마시술소·대딸방·한정식집….
강남 테헤란로를 걷다 보면 성을 파는 곳이 널려 있다. 심지어는 한 건물의 세 군데에서 성매매를 하는 곳도 있다. 대한민국
경제·교육·문화 1번지라는 서울 강남이 세계에서 가장 성을 사기 쉬운 곳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