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등산·먹거리에 연중 넘치는 유동인구…중년커플 대낮에도 성적 환락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국토교통통계연보’ 최신판에 따르면 지하철 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15만명을 웃돈다. 서울 도심과 강남일대에서 서울 관악구 및 경기도 수원·과천·평촌·안양·산본·안산·광명 등으로 이동하는 유동인구가 많다. 수도권 남부지역의 관문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로 지하철이나 전철 이외에도 수원·안양 등으로 통하는 광역·지선버스 환승구간도 풍부하다. 자연히 이곳 일대는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A급 상권으로 커졌다. 관악구 남현동, 동작구 사당동, 서초구 방배동 등 크게 3개 구의 경계가 자리하기도 한 이곳은 사당역 사거리를 중심으로 각 상권들이 다른 특성을 보이는 곳이기도 하다. 스카이데일리가 전국 100대상권 시리즈로 서울 사당역 일대를 취재했다
사당역 4·5·6번 출구가 있는 관악구 남현동은 사당역 일대에서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주로 직장인과 대학생 등이다. 퇴근시간 무렵이면 특히 4번 출구를 중심으로 경기도 수원·안양·평촌·산본 등으로 이동하려는 환승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또한 수도권 남부지역의 대학들이 사당행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탓에 앳된 대학생들도 쉽게 눈에 띄는 곳이기도 하다. 직장인들과 대학생을 상대로 하는 상권들이 주말시간대 대개 한산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곳의 주말은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붐빈다. 관악산의 주요 등반로 중 하나가 사당역 인근과 닿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규모는 유동인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좁은 지역에 다양한 상점들이 밀집했다. 상점들 역시 대개 소규모 점포들이다. 유동인구의 상당수가 이곳을 거쳐 갈 뿐이지만 그 규모가 방대해 늘 수요가 있는 곳이다. 비탈길 중심 모텔·음식점 등 다닥다닥…초입 1층 10평 권리금 2억
눈에 띄는 곳은 대로변과 차량들이 통행하는 메인상권인 사당역 5번출구 앞 남현1길 사이에 대각선방향으로 형성된 골목길이다. 200m 비탈길에는 1차를 즐길 수 있는 고깃집·닭갈비전문점 등 음식점들과 2차 손님을 주 타깃으로 하는 실내포장마차·주점 등이 혼재했다. 또한 골목 중간부와 막바지 인근에는 유흥주점과 모텔들이 즐비했다. 골목길 초입에서 10m 정도 위에 위치한 북돈이부추삼겹살집의 경우 10개의 테이블에 하루 평균 20팀의 손님을 받는다고 한다. 실제 기자가 방문했던 오후 7시 무렵부터 테이블은 만석이었다. 이곳을 포함해 일대는 작은 가게들이 촘촘히 밀집해 있다. 자연히 경쟁은 심화됐으며 지하철역 및 메인상권과 가까운 골목어귀의 임대료·권리금이 높게 형성돼 있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M부동산 관계자는 “메인상권에서 갈라지는 지점인 골목 초입은 점포가 잘 나오지 않아 점포가 귀한만큼 임대료·권리금 등이 높게 형성돼 있다”며 “이곳 1층 10평짜리 점포의 경우 권리금 2억원,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000만원 정도다”고 소개했다.
1000만원의 월 임대료를 지불하는 골목 초입부터 오르막길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임대료는 낮아진다. 또한 같은 업종의 가게들이 비슷한 위치에 있더라도 층수 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가령 중간부에 위치한 고깃집들의 경우 월 임대료가 6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였다. 통상 2층 이상에 자리한 실내포장마차·주점 등도 마찬가지로 2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임대료가 다양했다. 상시 일정수준 이상의 고객유입을 자랑하는 이곳에서도 불경기 분위기는 감지됐다. 상인들은 최근 손님들이 식사를 겸한 반주만을 하고 귀가하는 추세라는 반응이었다. 한 상인은 “예전 같으면 소주 반병정도를 남겨둔 채 근처 맥줏집 등으로 2차를 갔으나 최근에는 술 한 방울 남기지 않고 1차를 끝으로 귀가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전했다. 숯불오리고기전문점 점주는 “당초 소곱창을 판매하다 6년 전부터 오리고기집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며 “확실한 것은 매출이 그 때보다 덜하다는 점인데 그나마 현상유지는 하고 있는 편이다”고 말했다. 언덕길 중턱 맥줏집, 중년 등산객들의 발자취…모텔은 낮에도 성황 언덕 초입일부와 중턱에는 대개 호프집, 골뱅이전문점 등 중년을 타깃으로 한 가게들이 많았다. 실제 방문하는 고객들 다수도 40~50대다. 1차손님 위주의 음식점들의 경우 다양한 연령대가 방문하는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B호프집 관계자는 “평일이면 직장인, 주말이면 등산객 중년 남녀들이 즐겨찾는다”며 “자연히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매출이 다소 들쭉날쭉한 편이나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영업이 괜찮은 편이다”고 전했다. 이곳의 주말평균 1일 매출액은 200만원 선이다. 해당 호프집은 다소 골목어귀와 가까운 지점에 위치했다. 자연스럽게 인근의 유사 가게들 중 가장 좋은 매출액을 보이는 셈이었다. 또한 이곳은 관악산에서 하산하던 등산객들이 지나치는 구간이기도 했다. 자연히 등산복을 입은 채 갈증을 풀기 위해 호프집을 찾는 이들도 많았다. 김선영(53)씨는 “등산을 끝내고 산악회 회원들과 가볍게 한 잔 하기위해 들렀다”며 “조용한 분위기가 좋고 무엇보다도 교통편이 좋아 이쪽을 많이 찾는 편이다”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등산객이 들이닥치는 시각은 통상 오후 2~3시 무렵부터다. 정상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하산한 이들은 맥주를 한 잔하며 목을 축인 후 저녁식사를 하며 본격적인 술자리를 하는 등 일반적인 1·2차와 반대되는 음주행태를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 상인들의 전언이다.
골목 말미에 있는 모텔촌의 경우 서울 여느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인근 유흥업소 2차손님들과 남녀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은 유독 불륜커플들이 자주 찾는다는 것이 일대 상인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실제 기자가 취재 중 마주친 한 여성은 여보·자기라는 호칭을 부르던 남성과 모텔로 향하던 중 전화벨이 울리자 남성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한 뒤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과 태연하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 상인들 대부분은 이곳 모텔을 방문하는 중년들 중 상당수가 불륜이라고 했다. 공공연한 비밀이라고도 했다. 이곳을 많이 찾는 이유 중의 하나는 성행위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최신 기구들이나 시설 등이 잘 갖춰진 탓도 있다고 한 상인은 전했다. 다른 상인은 “소위 산악회라며 지하철역 출구에서 모이는 사람들을 보면 가관이다”며 “진한 화장을 한 채 남녀 여럿이 산에 오르는데 하산 후 가벼운 술자리를 한 뒤 일부는 모텔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모텔 관계자 역시 “중년 손님들이 많이 오는데 심지어 80대 할아버지까지 봤다. 손님은 옛날보다는 못하지만 꾸준히 있는 편이다”며 “아무래도 사당역 주변 모텔은 남현동 쪽에 다 몰려 있기 때문에 특별한 시설이 없어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