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또 다른 588…월 3억 순익 버는 유흥 메카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인근에 위치한 이른바 ‘588종점’ 상권은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지금은 604번으로 바뀐 588번 시내버스의 종점이 위치한 곳이라는 의미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588종점’ 상권은 현재 찾는 사람의 발길이 줄어 침체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서도 여성 접객원이 상주하는 유흥주점 등은 여전히 활기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8서울올림픽 이후 여관·여인숙 확산, 서민 시름 달래주는 식당·주점 등 하나 둘 등장 서울 지하철 2·5호선 까치산역이 있는 화곡사거리에서 인근의 곰달래사거리 사이에는 주점·음식점·숙박업소·방석집·노래방 등이 밀집한 유흥상권이 형성돼 있다. ‘588종점’ 상권이라 불리는 이곳은 행정구역상 양천구 신월동이지만 강서구 화곡동과 경계선에 걸쳐 있어 화곡동 상권으로 분류된다. 강서구 내에서는 ‘강서구청 상권’과 함께 손꼽히는 상권이기도 하다. 인근 부동산 등에 따르면 이곳은 과거 ‘88 서울올림픽’ 당시 상업지구로 지정되면서 많은 수의 식당, 일반 주점, 유흥주점 등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당시 국제공항이었던 인근의 김포공항을 찾은 이들의 발길이 늘어난 결과였다. 여관에서 월세 개념으로 방을 빌려주는 이른바 ‘달방’ 영업이 확산됨에 따라 저렴한 가격에 방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도 이 때쯤이다. 이후 이곳 숙박업소들은 리모델링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나서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하기도 했다.
오슬로모텔 관계자는 “이곳에는 현재와 같은 모텔·호텔이 아닌 여관·여인숙으로 들어찼던 시절부터 영업을 이어온 분들이 아직도 있다”면서 “기복이 심하긴 하지만 현재 34개실 가운데 약 70%가 손님들로 채워진 상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이 있기 전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 일대 호텔을 찾아오면서 만실을 기록하는 곳들도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관광객이 줄면서 모텔을 찾는 손님도 줄어든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이곳 식당, 주점 등을 찾는 고객층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부천 등 인근 지역에서 찾아오는 유입인구가 대다수다. 대부분이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 편이다. 24시간 영업하는 식당도 상당수 존재한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손님들의 발길은 꾸준한 편이다. 과거에 비해 손님이 줄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상인들의 걱정거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88종점’ 상권 일대 유동인구는 지난해 9월 2만4787명에서 올해 9월 기준 2만2686명까지 내려앉았다.
승리맛곱창을 운영하는 임기정(50·남) 사장은 “가게 문을 연 지 6개월 정도 됐고, 가격이 저렴해 주로 젊은 층 손님들이 자주 오는 편이다”며 “현재 매출이 1500만원에서 2000만원 사이인데 아직 2000만원을 넘겨보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 이전 생각했던 것보다 매출이 저조하다”고 피력했다. ‘대통큰구이’ 점포를 운영하는 정상길(51) 사장은 “과거에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부천 등 인근의 다른 번화가로 많이 빠져나가는 것 같다”며 “우리 가게는 주말에만 20개의 테이블이 약 2.5회전하며 5000만원을 밑도는 월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접객원 등장하는 노래바의 메카…월 3억 순수익 점포도 존재 과거 588종점 상권이 유명세를 얻게 된 데에는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해 형성된 숙박업소와 음식점 뿐 아니라 곳곳에 포진된 유흥업소들의 영향이 컸다. 유흥업소 중에서도 여성 접객원이 고용된 유흥업소 등의 활발한 영업으로 유명세를 탔다. 일대 상인들에 따르면 화곡사거리 일대에 무분별하게 들어서 있던 속칭 ‘방석집(술·안주·성매매 등이 한 장소에 이뤄지는 불법유흥업소)’들은 건물주들이 뜻을 모아 쫓아내면서 대부분 588종점 일대로 자리를 옮겼다. 방석집의 영업시간 보통 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이다. 이 시간대가 되면 여성 접객원들이 업소 앞 길가에 나와 직접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한 여성 접객원은 지나가는 남성들을 붙잡으면서 큰 소리로 서슴없이 ‘오빠’라는 단어를 외치며 거침없이 가격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추가 요금을 지불한다면 술을 먹는 그 자리에서 바로 성매매를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성 접객원을 고용할 수 있는 1종 유흥업소인 ‘노래바’의 경우 까치산역 2·3번 출구 앞부터 화곡사거리 인근 대로변 주로 자리하고 있다. 일부 업소들은 불과 몇 해 전만해도 월 1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7년째 노래바에서 일한다는 한 여성 접객원은 “이곳에 있는 노래바는 대개 24시간 운영하는 곳들이다”면서 “부천·영등포·신림 등에서 오는 손님들도 있고 인근에 있는 강서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일하는 분들도 꽤 찾아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평일·주말 관계없이 하루 약 12팀의 손님을 받는다”면서 “하루 순수익만 400만원 가량 기록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영업이 다소 줄었지만 인근의 유명 업소의 경우 한 달 순수익으로 약 3억원을 기록하는 곳도 있었다”면서 “방석집들이 계속해서 영업을 하는 이유도 이곳 노래바들이 유명세를 얻으면서 손님들이 연계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성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