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 안 가세요?”   코끝이 아리는 추운 겨울 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는 낯 뜨거운 전단지 위로 서성이는 호객꾼들의 발걸음이 바빠 보였다. 그들은 취기가 거나하게 오른 이들이라면 한사코 질문을 멈추지 않았고 열에 둘 셋은 혹하며 그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인계동은 수원 내에서도 유흥가로 유명한 곳이다. 도청소재지인 만큼 기업들의 지사와 공공기관이 많이 밀집해 이들을 상대로 한 먹자골목과 유흥가가 형성된 것이다. 특히 분당선 연장선 수원시청역이 개통된 이후로는 접근성 또한 향상됐다. 자연히 수원 인접도시에서의 발걸음 역시 더욱 잦아졌다.   취객들 유혹하는 이국여성…러시아·태국 등 “국가별 골라서 즐길 수 있어요”
가장 많은 호객꾼들이 서성이는 곳은 경수대로446번길이다. 약 20여명의 호객꾼들이 늘어서 저마다 자신들이 홍보하는 가게들로 호객을 하기에 바빴다. 자연히 이 구간을 지나기 위해서는 비슷한 질문을 최소 10번 이상 들어야 했다.

이들은 특정 업소만 홍보하는 것이 아니었다. 호객 과정에서 고객이 혹 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고 해당 업소에 이들을 인계해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것이었다. 이들이 취객 등을 대상으로 꾐 하려는 업체들은 대게 성매매가 가능한 업소들이다.   룸살롱·노래빠 등보다 특히 안마방 호객이 주를 이루는 듯 했다. 특징이 있다면 러시아·태국 등 외국인 여성 고용업소들이 심심치않게 보인다는 점이었다. 호객꾼 A씨는 “거래하는 업소들 중 한국인 여성만 고용한 안마방은 5곳이다”며 “4곳의 경우 러시아·태국 여성이 서비스한다”고 말했다.   통상 ‘러시아여성’으로 알려진 직업여성들은 실제 러시아를 비롯해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출신들이다. 별개의 국적으로 불리지 않고 금발에 백인 여성을 ‘러시아여성’ 혹은 ‘러시아아가씨’로 부르는 것이다. 태국인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태국에서 온 여성 외 동남아시아에서 성매매를 위해 우리나라로 온 여성들을 통칭하는데 쓰인다.   이들 중 상당수는 관광·직업연수 등을 이유로 방한했다가 잠적한 불법체류자들이다. 비단 수원 인계동뿐만 아니라 수도권 및 지방 유흥가 곳곳에도 외국인 여성들의 성매매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객꾼 B씨는 “남성들이 찾는 취향에 따라 가게를 달리 소개시켜준다”며 “우리나라 사람을 선호하는 고객이 있는가하면 호기심에 외국인들과의 잠자리를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B씨는 외국인 여성들과의 성매매가 한국인들에 비해 비싸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계동 안마방들의 시세는 대게 성매매만 할 시 16만원이 소요되며 맹인안마사에게 40분 간 안마를 받기 위해서는 3만원이 추가된다”며 “한 명의 여성과 두 차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이른바 ‘투샷’ 서비스는 5만원이 추가되며 카드 결제 시 1만원이 추가된다”고 전했다.   이어 B씨는 “성매매 40분을 기준으로 봤을 때 러시아여성들은 24만원, 태국인 여성은 20만원이다”고 전하며 “한국인 여성들이 서비스하는 것보다 시간도 다소 짧고 가격 역시 비싼 편인데 그만큼 외국인을 찾는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고 소개했다.   동남아·동구권 외에 중화권 여성들도 늘어…다변화된 성매매루트 곳곳 포진   호객꾼들 간 경쟁이 치열하면서 가격을 낮춘 서비스를 약속하는 이들도 찾아 볼 수 있었다. 호객군 C씨는 “태국인 여성업체 가격을 마사지 30분, 성매매 40분 서비스로 13만원에 해주겠다”고 유인했다. 
기자가 직접 방문한 D안마방도 표시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을 약속했다. 이곳 관계자는 “현금 18만원이며 카드는 2만원 추가된다”고 가격을 명시한 뒤 “40분동안 전문 안마사의 마사지가 있고 난 뒤 1시간은 여성에게 서비스(성매매)를 받는 식이다”고 체계를 설명했다.   돌아서던 기자에게 해당 안마방 관계자는 “인계동에서 우리 가게만큼 어린 여성들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면서 “20대 중반의 아가씨들이 많고 또 처음 오셨으니 15만원에 해드리겠다”고 유혹했다.   하지만 바깥에서 만난 호객군 E씨는 D안마방을 두고 “현금 13만원까지 가능하며 나이는 모두 30대다”고 말했다. 같은 업체를 두고 가게 측과 호객꾼 측 간 설명이 달랐던 것이다.   최근 문을 열었다는 F안마방 관계자는 “대만에서 유학 온 20대 초반 여대생들이 서비스를 한다”고 언급하며 러시아·태국 등으로 대표되는 동유럽·동남아에 이어 중화권 여성들의 진입 또한 늘어나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 인계동 밤거리를 취재한 결과 업소마다 요금이 상이했다. 또 거리에서 호객꾼이 제시한 요금과 업소 내에서 말한 금액이 다른 경우도 있었다. 이는 최근의 경기 불황으로 인해 나타나고 있는 행태로 분석됐다. ⓒ스카이데일리
업계 관계자는 “호객꾼들의 경우 고객을 업소에 넘기고 고객이 치른 화대 중 일정비율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기는데 통상 2~3명의 남성 고객들을 한꺼번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 자신이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자신의 몫 중 일부를 포기하고 손님에 저렴하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보니 가게 차원에서 값을 저렴하게 해 고객을 끌려는 경우가 다반사다”며 “예전 같으면 연말연시 인계동은 삼성을 비롯한 각종 업체들 직원들로 문전성시를 이뤄야 하지만 요새는 이 같은 모습을 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마방뿐만 아니라 일반 오피스텔에서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이뤄지는 속칭 ‘OP’에도 최근 외국인 아가씨들이 많아졌다고 들었다”면서 “그나마 인계동이 주말에는 어느 정도 장사가 된다고 소문이 나면서 군소 유흥가 여성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소개했다.